최근 핸드폰 카메라가 굉장히 발달했기 때문에,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왜 사나 싶었다. 그런데 폴라로이드 사진기만의 감성을 잊을 수 없어, 검색 끝에 인스탁스 미니 11을 구매하게 되었다. 실제로 고민하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는데, 그 과정을 순서대로 블로그 글로 남겨보려고 한다.
Step1. 사진 찍고 인화만? 스마트폰 사진 포토프린트 기능까지 필요한지 여부 결정
폴라로이드 사진기에는 크게 두 가지 주요기능이 있다. 1. 뷰 파인더를 통해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이 바로 인화되는 기능과 2. 사진을 찍고, 여러 사진 중 원하는 사진을 골라 인화하거나,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을 인화하는 기능(포토프린트)이다.
나의 경우 처음에는 당연히 포토프린트 기능까지 전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이 기능이 있는 모델을 주로 살펴보았다. 폴라로이드 사진기에는 크게 ‘인스탁스’와 ‘코닥’ 제품이 있다.
1번 기본 기능만 필요한 경우
인스탁스 : 미니11, 12, 40 등
인스탁스 미니11, 12(or 미니40) 제품의 경우에는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 사진을 찍으면, 그대로 바로 폴라로이드 사진이 인화된다. 가격은 정가 기준 14만원 정도이다. 가격이 저렴한 대신 사진 선택 기능이나, 핸드폰에 있는 사진의 출력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코닥 : 미니샷2, 3 등 (미니샷은 포토프린트 기능까지 지원한다)
코닥의 경우 엔트리 모델도 기본 기능과 포토프린트 기능을 모두 제공한다. 가격은 미니샷2의 경우 16만원, 미니샷3의 경우 19만원이며, 미니샷2는 길쭉한 직사각형 필름을 사용하고, 미니샷3은 정사각형 필름을 사용한다는 것 이외에는 스펙상 차이가 없다.
2번 포토프린트 기능까지 필요한 경우
인스탁스 : 인스탁스 에보(evo)
인스탁스 에보(evo)는 포토프린트 기능까지 추가한 제품으로 23년 출시 당시에는 사전 대기하면서 구매했던 제품으로 알고 있다. 한국 오픈 마켓기준 약 30만원 초반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으며, 레트로 디자인(사각)이다. 에보의 장점이라고 하면, 1. 사진을 촬영하고, 잘 나온 사진만을 골라서 인화할 수 있는 점. 2. 스마트폰에서 찍은 사진을 전송해서 인화할 수 있는 점이다. 폴라로이드 사진 특성 상 미리 필름을 통해 사진 품질이 결정되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 이상 폴라로이드 사진기에서 발전된 기능이 나올 수 없는 끝판왕 격 제품이라는 것이다.
다만 에보의 경우에는 신제품, 기능을 반영해서인지, 가격이 미니12 제품에 비해 2배 높았으며, 디자인도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폴라로이드 사진기가 아닌 사각형의 레트로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코닥 : 미니샷2, 3등
코닥은 엔트리 모델부터 포토프린트 기능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인스탁스 에보와 비교한다면 저렴한 가격(16만원vs 34만원)에 포토프린트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차피 이 사진기로 엄청나게 많은 사진을 찍을 것이 아니고, 살짝 흔들린 사진도 그 분위기가 중요한 것이기에, 뭔가 전문적인 느낌의 포토프린트 기능은 필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인스탁스 미니 쪽으로 마음이 기울기 시작했다.
감성과 인지도는 인스탁스가 월등한 편이다. 다만, 인스탁스의 경우에는 필름 가격이 1장당 1,000원 정도로 굉장히 비싼 편이며, 코닥의 경우에는 1장 당 300원 정도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코닥의 경우에는 미니샷2, 3의 경우에는 스마트폰 사진 출력+사진 촬영까지 모두 가능한 제품이기에 가성비가 훌륭하다. 다수의 후기에서 인물 사진의 경우 코닥의 폴라로이드 필름이 굉장히 잘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기에, 인물 사진을 많이 찍을 예정인 경우 코닥으로 선택하면 될 것 같다.
나의 경우에는 어차피 폴라로이드 사진이라는 게 이벤트 성으로 한 두장 찍는 것이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고 기기의 폭이 넓은 인스탁스를 선택했다. 당근마켓에서 미니11 모델을 10만원에 구할 수 있었다.(후회의 시작)
Step3. 기타 고려 사항 – 필름은 싸게 구할 수 없나?(호환 필름이 있나?)
딱 잡아 말하자면, 없다. 나도 편법 좋아하고 호환 제품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각종 구글링 및 중국 쇼핑몰(타오바오, 웨이디안, 시엔위)까지 전부 확인해봤지만, 다 정품만을 판매하고 있었다. 다만, 가격은 한국에 비해 약간 더 저렴한 편이었다. 근데 필름 특성상 세관에서 X-Ray를 통과하게 되면 필름 품질에 문제가 생긴다고 들어, 외국 직구를 하는 것보다는 그냥 당근마켓이나 번개장터에서 싸게 구하는 것이 그나마 필름을 싸게 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1장당 거의 1천원 급이니, 정말 비싼 편이다. 하지만 뭐 한 번 찍을 때 많이 찍어도 10장 이내로만 찍기 때문에, 필름 가격이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 필름 가격이 문제되고 사진도 많이 찍는 경우라면 위에 언급한 코닥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선택하면 된다. 장 당 300원으로 상당히 가격이 착한 편이다.
결론적으로, 만족하지만 후회한다. 코닥 살껄… 특히 에보를 안 사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외로 쓸 데가 많이 없다. 아까운 필름을 방 안에서 찍을 순 없기 때문에, 밖에 나가서 찍는데, 상당히 부피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가방에 넣어서 다니거나, 메고 들고 나가야 하는데…. 상당히 거추장스럽다.(크기가 상당히 크다). 정말 각 잡고 나가서 한 두장 찍고 오는 것 같다. 이 정도 사용량인데 30만원 돈 주고 샀다면… 조금 아까웠을 것 같은데, 당근마켓 10만원 정도는 괜찮겠지..? 라고 정신 승리하고 있다.
사실 폴라로이드 사진기도 그냥 사치품으로써, 아이패드병과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아이패드 막상 사서 애플펜슬 사고 펜촉 사고 펜슬 케이스 사고 그냥 방치하면서 넷플릭스 머신(넷플릭스 머신 조차 안하고 방치하는 경우도 있음)으로만 굴리는 사람들이 나 포함 정말 많을 것이다. 막상 사면 많이 쓸 것 같지만, 필름 가격이 비싸기도 하고 부피가 커서.. 오히려 잘 안 쓰게 된다.
지금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고를 때로 돌아온다면, 인스탁스 대신 코닥을 골랐을 것 같다. 인물 사진 훌륭하고, 부피도 작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필름이 싸다. 1장당 300원? 10장 찍어도 3,000원 밖에 안되니 그냥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뭔갈 기록하려고 노력했을 것 같다. 그리고 미니11보다 5만원 정도 비싸지만 미니샷3은 스마트폰 인화까지 지원한다. 오늘 리뷰는 인스탁스 미니11 리뷰이지만, 결론은 인스탁스 미니를 구매한 것을 매우 후회하고 코닥을 추천하게 되는 것 같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당근마켓을 검색했더니 미니샷2를 8만원에 팔고 있다.. 정말 속이 쓰리다..
결론
폴라로이드 전형적인 감성을 챙기려면 인스탁스 미니or 에보를 구매하고, 그것이 아니라면 그냥 코닥을 구입할 것.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