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드비알레 제미니1을 사용하고 있었다. 2022년 경 구입했으니, 구입한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드비알레 제미니1의 종특인 배터리 광탈 issue가 저에게도 그대로 당첨. 오른쪽의 Master 유닛은 한 5분 정도 들으면 배터리가 5% 남았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50분 정도 들으면 완전 방전되어 더 이상 들을 수가 없게 되었다.
드비알레 제미니의 스피커로 듣는 것 같은 저음은 정말 어떤 이어폰을 사용해도 느낄 수 없는 저음임을 알고 있기에.. 다른 이어폰은 처음부터 구매할 생각이 없었다. 드비알레 제미니2의 출시 소식에, 가격을 살펴봤는데 65만원..? 포기.. 어차피 출근, 퇴근할 때 오래 들어야 30분인데.. 그냥 제미니1으로 버텨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이미 2년 전 드비알레와 화웨이가 협업해서 화웨이 프리버즈 프로2를 출시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 이어폰을 구입하기로 마음먹고, 구입하였다. 오늘은 이 이어폰에 대해 리뷰해보도록 하겠다.

화웨이 프리버즈 프로2+
첫 인상
화웨이..? 한국인이라면 의도적으로 회피했던 그 브랜드의 물건이 내가 찾던 유일한 이어폰이 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한국에선 팔지도 않는 이 물건을 또 어떻게 구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는
알리익스프레스 세일할 때 ->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편하게 11~12만원에 구하자.
세일 안할 때 -> 중국의 중고나라인 ‘시엔위’에서 구하자. (10~11만원 정도 한다)
시엔위에서 직구하는 방법
아 무슨 이어폰 하나 사는 데, 중국어 써가면서 직구를 해야하나? 싶을 수 있다. 사실 나도 광기, 오기로 구입한 것이라, 이 과정이 싫다면 그냥 알리 세일을 노리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나는 당장 구입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시엔위를 했을 뿐.. 알리 세일 안하면 거의 17~18만원이다. 이 금액을 화웨이에 투자하긴 싫었다.
시엔위 관련 정보는 사실 구글에 검색하면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 구글에 ‘시엔위’라고 검색하면 아주 친절하게 앱 다운로드, 설치 및 결제까지 설명해주는 글이 많기 때문에, 링크 걸어준 글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알리페이, 타오바오, 시엔위 3개 어플 설치가 필요하고 시엔위는 중국 앱스토어에서만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앱스토어 아이디를 중국으로 설정하고 다운받으면 된다. 시엔위 로그인 자체를 알리페이, 타오바오와 연동해서 인증하기 때문에, 반드시 2개 어플을 먼저 설치하고 알리페이의 여권 인증까지 다 한 뒤 시엔위를 접속하면 된다.
지금 결제는 알리페이가 연동되어 알리페이로 바로 지불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편리하다.(투어 패스 필요 없음) 그냥 외국 결제되는 카드면 알리페이를 통해서 시엔위에서 다 결제할 수 있다. 7월 3일 기준 그냥 알리페이로 결제가 된다. 만약 직접 결제가 안된다면, 타오바오를 타고 시엔위를 들어가면 된다는 제보가 있다.
타오바오 키고서 맨 아래 칸에서 맨 오른쪽 나의 타오바오로 들어가고 화면 아래 보면 옆으로 넘길 수 있는 아이콘이 많다. 거기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넘기고 둘째 줄 맨 오른쪽에 있는 아이콘 눌러 검색창에 시엔위(한자로) 쳐서 들어가면 타오바오 내에서 시엔위가 켜진다. 이렇게 들어가거나, 그냥 처음부터 결제 절차를 계속 반복하면 어느 순간 뚫린다고 한다.
사실 이 3개 어플을 깔고 활성화하는 게 이번 이어폰 직구의 가장 큰 난제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이어폰이 뭐라고 내가 이 생고생을 하며 1도 모르는 중국어를 뚫어야 하는가.. 하지만 이 고난만 넘기면 타오바오, 시엔위가 열리는 것이고… 이어폰부터.. 기계식키보드 부품.. 옷 등 한국에서 살 수 없는 정말 엄청난 세계가 열린다. 이 글을 읽고 그냥 아 머리 복잡해~ 끄지 마시고, 천천히 검색해서 시엔위를 뚫어보시기 바란다. 정말 신세계가 열릴 것이다.
그래서 시엔위 되는데 어떻게 구입했는데?
Chatgpt 4o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그냥 하고 싶은 말 친 다음에 이거 중국어로 번역해줘. 하면 다 알아서 번역해준다. 그리고 대화한 사진도 그냥 찍어서 스크린샷 올리고 ‘해석해 줘’ 하면 아주 친절하게 해준다. 아래 사진을 참고하면 된다. 그냥 huawei freebuds pro2 를 검색하고 물건들 나온거 스크린 샷 찍어서 gpt한테 해석해달라고 하면 알아서 정리까지 해준다.

이렇게 검색하면 업자나 개인매물들이 많은 데, 나는 그냥 업자 매물 사는 것을 권한다. 개인한테 사는 건 미개봉이 아닐 위험도 있고, 사기 위험도 있다. 그냥 판매자 클릭해서 매물 보면 딱 감이 온다. 아 얘는 업자구나.. 판매 내역도 많고 뭐 후기도 중국어로 잔뜩 써져있으면 그냥 그 사람을 고르면 된다. 그리고 우리가 한국에서 직구를 하는 것이고, 직구하려면 배송 대행지(배대지) 주소를 입력해야 하는데, 보통 한국 배대지가 서해성? 아무튼 한국 인천과 가까운 곳에 있고, 중국 사람들은 주소만 봐도 얘가 배송 대행지를 쓰는 것인지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거래를 취소해 버리는 경우가 있다.(통관 과정에 한국 배송과정 때문에 수령 확인이 늦어져 판매자가 대금을 늦게 받는 리스크가 있음) 근데 업자들은 그냥 많이 팔아야 하니까 보내준다. 그래서 업자 매물이 만 원 정도 비싸지만 그냥 사는게 낫다.(그래도 엄청 싸다)

그냥 이거 캡쳐해서 gpt한테 물어보면 아주 아주 친절하게 답변해준다. 업자들은 단순 개봉 신품을 다량 보유하고 팔기 때문에 그냥 업자한테 단순 개봉 신품 사면 된다.
나는 560위안(약 107,000원)에 단순 개봉 신품을 파는 업자를 찾았고, 대화를 걸었다. 대화도 그냥 다 gpt한테 물어보면 해석해준다.. 나 한자 1도 모른다

이 판매자는 기본형을 400위안대로 올려두고 판매내역에 2+ 단순개봉 신품을 560위안에 판다고 해서 그거에 대해 물어봤더니 나를 위해 금액을 수정해서 판매 페이지를 열어줬다.

결제 페이지에서 결제했더니 퀄리티 체크(QC)로 영상을 보내준다. 확인하고 그대로 보내주라고 하면 된다. 금액을 결제할 때 배송 위치를 써야하는 데, 이 주소에 한국 배송대행지 주소를 써야한다.
배송대행지?
시엔위까지 어찌저찌 뚫었는데 무슨 배송대행지가 또 붙냐.. 넘어야할 산이 3개다. 1. 알리페이, 타오바오 , 시엔위 뚫기 2. 중국어 압박 이기고 셀러와 대화하고 구입하기 3. 배송대행지 개념 익히기.
그냥 쉽게 생각하면 이 셀러는 한국까지 택배를 못 보내기 때문에, 중국의 정해진 위치에 택배를 보내고, 배송대행지 업체가 정해진 위치에 도착한 택배를 모아서 한국에 보내주고 우리 집까지 국내 택배를 보낸다.
나는 타플(tapl)이라는 업체를 이용했다. 그냥 아무 배송대행지 이용해도 전혀 무리 없다. 직박구리도 있고 뭐.. 다양하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물건을 보낼 때에는 항공으로 보내거나 해운으로 보내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항공은 빠르고, 해운은 느리다. 배송비 차이는 거의 없다. 무선 이어폰은 안에 배터리가 있기 때문에 항공으로 보낼 수 없어 무조건 해운으로 보내야 한다. 난 타플에서 4,900원 들었다. 배송대행지에 가입하면 본인만의 주소가 생기는데, 그 중국 주소를 시엔위 결제 할때 써야한다. 그럼 판매자가 그 중국 주소로 물건을 보내고, 배송대행지 업체에서 그 물건을 확인하고, 한국으로 보내고 통관 절차를 거쳐 한국 택배가 오는 것이다.
어우.. 복잡하다.. 근데 딱 한 번의 싸이클만 돌리고 보면 자신감도 생기고.. 할만하다. 모든 것은 한 번 경험해봐야 할 수 있게 된다. 인생의 경험을 쌓기 위해서라도 한 번 불편한 직구의 경험을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 테무랑 알리가 나오기 전에는 진짜 다들 이렇게 직구했다. 배송대행지를 처음 써보는 사람은 또 실수 할 수 있기 때문에, 업체와 직접 카톡 등으로 연락이 되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타플은 카톡으로 물어보면 친절하게 답변해줘서 좋았다.
이렇게 결국.. 나는 2주에 걸쳐 택배를 받게 되었다. 바로 시엔위에서 수령 확인 눌러주고.. 포장을 깠다.

이어팁은 S,M,L 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난 L을 꼈다. 에어팟처럼 똑 떼서 뚝하고 끼우는(에어팟 가진 사람이면 무슨 소리인지 알 듯) 방식이다. 크게 써져 있는 HUAWEI가 매우 압박이다.. 이거 끼고 다니면 화웨이 이어폰 끼는거 너무 광고하는 것 같다.. 마치 qcy같은 쪽팔림이 동반된다.
그래서 난.. 그냥 흰색 스티커를 붙혀버렸다.

이거 사서 흰색 부분만 잘 잘라 붙히면 된다.

그럼 이렇게 화웨이 부분의 로고를 가릴 수 있다.. 매우 없어 보이지만.. 그냥 쓴다. 폼팁도 스파이럴 닷 으로 바꿔줬다. 어느 카페에서 이렇게 바꾸는게 매우 좋다고 추천해줘서 2만원 주고 사서 바꿔봤더니 정말 극강의 음질이 되어버렸다. 안 들리던 소리가 들리고.. 네이버에서 스파이럴 닷 오리지날 치면 나오는 페이지에서 ML을 구입했다. (지금은 품절인 듯)

하.. 이렇게 케이스에 화웨이 마크도 가려버렸다.. 개고생의 목적인 DEVIALET만 남겨놓았다.. 꽤나 웃기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한국에서 화웨이는 보여서는 안되는 것이다.
두 번째 고난. HUAWEI AI LIFE 깔기.
모든 것이 행복할 줄 알았다. 앱스토어에서 HUAWEI AI LIFE를 검색해서 깔았다. 이 어플이 있어야 eq설정, 터치 설정 등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AI LIFE를 한국 번호로 가입하고 위치를 한국으로 설정한 뒤, 장비 찾기를 했더니, 내 프리버즈를 어플에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도대체 왜…?
매우 많은 구글 검색 결과, 외국인들은 무슨 위치를 네덜란드로 바꾸고 vpn을 쓰고 해결을 했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 그냥 머리가 바로 띵해졌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어폰 인식하나 하려고 vpn을 결제해야하고.. 외국 주소를 써야하고..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거치다가 결국 해결한 방법은 ai life에서 위치를 ‘중국’으로 설정하면 다시 설정을 해야한다고 하는데, 설정 과정에서 폰 인증은 그냥 한국 폰으로 하면 중국 폰이 아님에도 그냥 넘어가진다. 그리고 중국으로 다 기본 셋팅이 넘어가면 드디어!

이렇게 기기가 인식되고 펌웨어를 다운받고.. 각종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나 진짜 인식 안될 때 아 내가 왜 마이너한 이런 제품을 사서 고생하나.. 싶었지만 셋팅 다 하고 노래를 들어보는 순간.. 모든 것이 사르르 녹아 없어졌다.
화웨이 프리버즈 프로2 eq설정
나도 eq설정에 대해서는 완전 모르지만 네이버 카페에서 추천해준 설정은 이렇다.

이렇게 설정하니 확실히 더 좋아서.. 그냥 이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대로 설정해보길 추천한다.
화웨이 프리버즈 프로2 음질
3단계를 통해서 진화한다. 1단계. 기본 드비알레 설정 2단계. 위에 추천해준 EQ로 설정 3단계. 스파이럴 닷 오리지날 폼팁 장착
솔직히 기본 L 폼팁을 장착한 뒤 처음 들었을 땐.. 조~ 금 실망했다. 저음은 제미니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으나 중역부와 고음부가 선명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갑갑했다. 2단계로 중역을 살짝 더 강조하고 고음부를 확 올린 eq를 쓰자 드디어 톤 밸런스가 어느정도는 맞춰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3단계. 스파이럴 닷 폼팁을 장착하자 공간감이 확 살아나면서 강한 펀치의 저음 + 적당한 톤밸런스 + 공간감 확장으로 인해 뭉쳐있던 음 들이 풀어져서 들리는 느낌이 나서 좋다.
스파이럴닷은 나는 LM을 샀는데 아마도 사이즈는 이제 품절이 되지 않았나 싶다. 아무튼 이거 사고 광찾았다. 정말 강추한다. 착용하는 건 좀 어렵지만 참.. 음질이 확 달라지는게 느껴져서 신기했다. 세세하게 찌르는 음들이 더 잘 느껴졌달까?
하지만 장점만이 있는 건 아니다.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단점이 딱 한 가지 있었는데, 갑자기 칙! 하는 소리가 귓 속을 찌를 때가 있다는 것이다. 뭐 자주 그렇지는 않고 3~4일마다 한번씩은 그러는 것 같은데, 굉장히 깜짝 놀라고 기분나쁜 소리가 난다. 이거는 큰 단점이니까 참고해야 할 것 같다.
마치며
지금은 벌써 화웨이 프리버즈 프로 4(Freebuds Pro 4)까지 나왔지만, 나에게는 드비알레와 협업한 프로2가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이거 고장나면 이제 뭘 사야할지 걱정이 될 지경이다. 아무쪼록 시엔위 구매 방법까지 적어놨으니 해당 포스팅 내용 잘 참고하기를 바란다.